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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령을 하나 넘었을 뿐인데...
바늘처럼 따가운 햇살이 사라져 버리고... 왠지... 적막하기까지 한 느낌이라뉘...
좋았습니당~~ 시원했어요^^ 둥둥 떠있던 내가 차분히 가라앉는 이 기분이...
이렇게 잠깐... 또 달려서...
속초등대에 도착했지요...
등대에서 바라본 어느 집은.... '누가살까??' '딱 한채... 저기서 사는 사람이 궁금해지네..'
'내려가서 말걸어보고 싶다...'
등대에서 바라본 이 마을은... 아름다웠습니당~~ <-- 이건 뭐간디???
이 마을에서 사는 사람들의 삶이 분명히 아름다울거라는 생각... <-- 허이구... 힘들어서 안되겠다고... 떠나야한다고...
생활을 다 내려놓고 휑~~하니 달려서 여기까지 와놓고는...
'왜 꼭 정착하며 살아야하는걸까???' 그냥... 떠돌면서 살아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다가 밥값 떨어지면 어느 마을에 잠시 머물면서 아이들 공부 봐주고... 또 떠나고...
적금은 25일에... 관리비랑 가스비는 말일에... 개똥이네 아들이 돌이라니 축의금도 준비해두고...
늦게 공부 시작한 선영이 방학하면 사람들이랑 다같이 온다고 했으니 대청소도 해놓고...
이런 구체적인 삶이 꽉차서 털어내려 여길 왔는 데... 바라보는 삶이 아름답게 여겨지는 겁니다... 풉...
신랑님은... 어딘가 마음이 불편해보여요 ㅋㅋ
'가게문 닫고 이렇게 바람쐴 시기가 아니잖혀... 쇼핑몰도 좀 봐야허고...'
이런 신랑님 속마음을 제가 읽어버렸습니당~~
그러거나 말거나 ㅋㅋㅋ 다시 바라본 바다에 배한척이 지나가고 있네요^^
열심히 일하시는 어부님들 생각은 뒤로 밀쳐두고... 지나가는 저 배가 아름답다는 생각만... ㅋㅋㅋ
한참동안 바람에 제가 가져온 생활의 찌꺼기들을 훌훌 날려보내고나니
할머니 한분이 제게 말을 거십니당~~
"어디서 왔소???" "홍천에서 왔어요." "먼데서 왔네.."
"할머니 여기 사세요??" "내 집은 강릉이고 여긴 자슥 있으니까 가끔 와요"
"아드님이 여기 직원이세요??" "직원이라니!!!! 소장님이지..
"여기 소장이 내 큰아들인데 지금 점심 먹고 한숨 자길래 내 암말 안하고 조용히 나왔소."
"근데 바람이 안춥소???" "전 안추운데요^^ 시원하기만해요.."
"내는 바람만 불면 아주 춥소. 큰아들을 6월에 낳으니 얼마나 덥소. 그래서 미역국은 우리어머님 몰래 숲속에다 던져뿔고
바람간수도 안하고 양말도 막 벗어뿔고 그래노니 이 나이되니까 엄청 후회가 되오."
"색시는 나이가 얼마나 되오??" "서른아홉이요..." "하이고... 애송이다..."
저는 애송이입니다 ㅎㅎㅎ 그래서 금방 헤헤거리면서 웃을 수 있어요^^
바닷가라 횟집이 무지 많아요.. 여기서 조금만 가면 대포항도 있고... 속초에 유명한 물회집도 있다는 데...
시간을 보니 2시 15분... 이제는 돌아가야 합니당... 그래야 약속을 지킬 수 있어요...
그래서 밥도 못먹고 또 막 달려서 미시령터널을 지나왔습니다... 미시령을 지나자마자 햇살이 또 따가워요..
하지만 기분은 괜찮았습니다 ㅋㅋ
도착해서 아주 잽싸게 택배보낼 준비를 해놓고... 수퍼에서 빵이랑 우유랑 사서 먹으면서 둘이 막~~ 웃었습니다^^
"신랑.. 바람쐬고오니까 좋지??? 나는 진짜 좋당... 이거 먹고 미진아파트 다녀올께"
"왜???"
"미진아파트 형님이 아까 가게에 왔는 데 문 닫혀있어서 그냥 가셨대.. 그래서 내가 죄송해서 배달해드린다고 했어.
그 형님 다리 아프시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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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이곳간